본문 바로가기 메인페이지 바로가기


공지사항

제 목
[바이오] 실리콘밸리가 주목한 바이오... '프로테오믹스' 시대가 열린
작성자
관리자 (msri@khmc.or.kr)
작성일
2020-06-22
조회수
459
첨부파일

단백질의 기능·구조 분석통해 유전자 변형 단백질 규명하는 `프로테오믹스` 기술 주목받아 아마존CEO·MS공동창립자 등 美노틸러스社에 931억원 투자

빅데이터 처리 슈퍼컴퓨터 등 ICT기술발달에 발전기반 마련

韓정부, 바이오에 작년 3조 투자 정보통신기술과 융복합 지원 프로테오믹스 유방암검사법 낸 韓베르티스社, 식약처 허가받아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원이 신약 표적 단백질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의 연구원이 신약 표적 단백질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이 요새 한창 눈독을 들이는 바이오 분야가 있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의 패밀리 오피스(고액 자산가들이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세운 개인 운용사)인 베이조스익스피디션스(Bezos Expeditions)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설립한 벌컨캐피털(Vulcan Capital) 등이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단백질체학) 전문 스타트업 노틸러스바이오테크놀로지(Nautilus Biotechnology)에 7600만달러(약 931억원)를 투자한 것이다.


이번 투자가 화제가 된 이유는 노틸러스바이오테크놀로지가 2016년 설립 이래 5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미래를 보는 눈이 가장 뛰어나다는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제대로 된 결과물이 부재한 스타트업에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것은 오로지 노틸러스의 기술력과 이들이 연구하는 프로테오믹스 분야의 성장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테오믹스가 뭐길래?

세계적인 부호들이 선택한 `프로테오믹스`란 과연 무엇인가. 프로테오믹스란 생체 내 존재하는 100만여 개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 분석을 통해 생명현상을 규명하는 학문이다. 과거에는 인간 DNA를 연구하는 지노믹스(Genomics·유전체학)가 대세였지만 최근엔 지노믹스의 한계와 융합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멀티오믹스(Multi-Omics·다중체학) 개념이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역인 프로테오믹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특히 급증하고 있다. 지노믹스가 모든 연구의 기초 데이터가 되는 도구로서 역할을 했다면, 프로테오믹스는 최종적으로 유전자를 변형시켜 암 유발 단백질이 어떻게 유전자 변이와 연결되는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다음 단계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노틸러스바이오테크놀로지는 인간 생리에 관여된 단백질을 보다 쉽고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단백질 분석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벌컨캐피털 관계자는 "프로테오믹스 분야에 대한 오랜 투자 경험으로 이 분야의 잠재성에 확신을 갖고 있다"며 "노틸러스의 전문성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다양한 프로테오믹스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있다. 프로테오믹스에 기반해 분자 연구를 하는 미국의 시어(Seer)가 현재까지 1억800만달러(약 13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았다. 단백질의 분해 경로를 변조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몬테로사테라피틱스(Monte Rosa Therapeutics) 또한 3250만달러(약 400억원)가량의 투자를 받은 바다.

김광표 경희의과학연구원 멀티오믹스연구소장(응용화학과 교수)은 "질병을 예견하고 근원적인 치료법을 찾는 데 정확성을 높이려면 조기 진단은 멀티오믹스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며 "프로테오믹스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백질을 분석하는 분야로 멀티오믹스의 핵심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테오믹스에 대한 연구가 유전체 수준에서 이뤄진 지는 이제 길어야 10년이고, 지노믹스 연구에 대응되는 제대로 된 프로테오믹스 연구가 진행된 것은 최근이므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라며 "프로테오믹스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이뤄진다면 조기 진단은 물론 맞춤형 치료와 정밀의료, 나아가 질병에 대한 예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에서 프로테오믹스의 위치는?

국내에서 프로테오믹스 연구는 얼마나 진행 중일까. 우리나라에 프로테오믹스 개념이 등장해 주목받은 것은 2000년대 중후반. 프로테오믹스 가능성을 본 일부 전문가들이 연구를 시작했으나 관심과 투자를 받지 못하자 지속적인 발전은 이뤄지지 못했다. 프로테오믹스 연구를 위해서는 단백질의 반복 분석을 위한 수준 높은 노동력과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등 상당한 규모의 예산과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엔 이런 부분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연구에 활용되는 기계가 고가인 데 반해 성능이 떨어져 데이터 분석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도 있었다. 이 가운데 베르티스는 세계 최초로 상업화된 프로테오믹스 기반 유방암 조기 진단 혈액 검사법을 선보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받아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5월 초에는 신용보증기금의 `혁신 아이콘`으로도 선정돼 10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국내 바이오산업은 현재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의 융복합`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바이오 분야에 3조원을 투자해 신약, 의료기기 등 신기술 개발 지원과 정밀의료, 유전체 정보를 위한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 구축 등 바이오 기술과 정보통신기술 융복합을 촉진하는 데 힘썼다. 또한 52개국이 방문해 성황리에 막을 내린 `바이오코리아 2020`에서도 `데이터 시대 시작, 바이오산업의 변화`를 주제로 융복합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업계에선 과거와 달리 이제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프로테오믹스가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프로테오믹스 분야에 더욱 집중하자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한국이 바이오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어 프로테오믹스에 관한 연구가 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광표 교수는 "프로테오믹스는 충분한 전문인력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발전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지금 이러한 경쟁력을 이어나가려면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새로운 댓글 입력
  작성자     비밀번호